윌리엄 스타이그(William Steig)는 1907년 1월 미국 뉴욕에서 태어났다. 카툰 작가로 활동하던 그는 육십이 넘은 나이에 어린이를 위한 작품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하였는데, 발표하는 작품마다 많은 사람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당나귀 실베스터와 요술 조약돌>로 칼데콧 상을 수상하였는데, 색과 모양이 특이한 조약돌을 모으는 것이 취미인 당나귀 실베스터가 요술 조약돌을 주워 집으로 돌아오다가 굶주린 사자를 만나 당황한 나머지 잘못된 소원을 빌어서 바위로 변해 오랫동안 엄마, 아빠를 만나지 못하는 이야기가 그려져 있다. 실베스터가 실종되자 엄마, 아빠는 경찰에 신고를 한다. <당나귀 실베스터와 요술 조약돌>에서 경찰은 돼지로 그려져 있다. 작품이 발표되던 당시 한동안 경찰이라는 직업을 돼지로 표현하였다는 이유로 금지책이 되는 해프닝을 겪기도 했지만,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따뜻한 작품으로 지금까지도 많은 이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주며 꾸준히 읽히고 있는 작품이다.
<당나귀 실베스터와 요술 조약돌>을 읽고, 나에게도 실베스터처럼 요술 조약돌이 생긴다면 어떤 소원을 빌고 싶은지 이야기를 나누어 보거나, 마지막에 가족인 재회를 한 이후 실베스터의 아빠가 요술 조약돌을 바로 사용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토의해보면 좋다. 창의활동도 가능한데, 실종된 실베스터를 찾아달라는 내용의 포스터를 그려보는 것도 좋은 활동이다.
초등학교 3학년 아이가 그린 포스터이다. 기본 포스터 양식에 자신의 아이디어를 덧대어 표현하고 있다.
윌리엄 스타이그의 대표 그림책에는 영화로도 제작이 된 <슈렉!>이라는 작품이 있다. 무지무지하게 못생긴 슈렉이 늪을 떠나 홀로서기를 한다. 슈렉은 마녀에게 자신의 운명을 전해듣게 되고 글의 마지막에 못생긴 피오나 공주를 만난다. 서로 첫눈에 반한 두 사람은 결혼식을 올린다. 흔히 우리가 생각하는 공주의 개념을 산산이 깨뜨려준 작품이 바로 <슈렉> 아닐까 싶다. 영화에서도 윌리엄 스타이그의 원작 내용과 같이 피오나 공주는 예쁘고 날씬하게 변하지 않고 원래 모습 그대로 못생기고 뚱뚱하게 남는다. 슈렉 역시 멋진 왕자님으로 변신하는 대신 못생긴 초록 괴물 그대로 남는다. 멋진 공주와 왕자로 변하여 서로 사랑에 빠져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될 거라 여긴 우리들의 기대는 보기 좋게 깨진다. 어찌 보면 상대방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존중하고 사랑해주는 것. 이것이 진정한 사랑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림책 속의 슈렉과 피오나 공주가 결혼을 했으니, 아기를 낳으면 어떤 모습일지 상상하여 그려보게 하는 것도 그림책과 관련한 재미있는 활동이라 여겨진다.
윌리엄 스타이그의 대표작으로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 <치과의사 드소토 선생님>이다. 이가 아픈 여우는 어느 정도 치료를 받자 교활한 계획으로 치과의사 드소토 선생님을 위기에 빠뜨리지만, 지혜를 발휘하여 위기를 모면하는 드소토 선생님의 모습이 흥미롭게 그려진다. 1983년 뉴베리 아너상 수상한 이 작품은 치과의사 드소토 선생님을 찾아온 동물 손님들의 모습을 살펴보는 것도 재미가 있다. 손님들 중에 <당나귀 실베스터와 요술 조약돌> 속 등장인물이 그려져 있기 때문이다. 실베스터와 엄마가 길을 걸어가고 있기도 하고 실베스터의 아빠가 치료를 받기 위해 기다리는 모습도 있다. 한 작가의 여러 작품이 서로 오버랩되면서 찾아내는 재미를 선사한다.
<치과의사 드소토 선생님>과 관련하여 여러 활동을 해 볼 수 있는데, 먼저 브레인스토밍[brainstorming] 활동을 해 볼 수 있다. 드소토 선생님은 생쥐여서 몸집이 큰 동물들의 이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거나 도르래를 이용하였는데, 외에도 어떤 방법이 있을지 브레인스토밍을 활용하여 아이디어를 내 보는 것이다. 아이들이 가장 많이 이야기하는 방법에는 환자를 눕힌다거나 로봇을 이용해서 치료해준다는 것이다. 치료를 아예 해주지 않을 것이라고 이야기한 아이도 있었는데, 생각을 달리 접근한 방법이라 기억에 남았다. 브레인스토밍을 활용할 때에는 브레인스토밍 방법에 대해 충분히 안내를 하고 주제를 인식한 다음 여러 아이디어를 창출할 수 있게끔 돕는 것이 좋다. 외에도 드소토 선생님의 입장이 되어 여우를 치료해줄지 말지 간단히 토론해 보는 것도 좋은 활동이다.
윌리엄 스타이그의 그림책은 이외에도 좋은 작품이 많지만, 마지막으로 소개하고 싶은 작품은 <아빠와 피자놀이> 라는 그림책이다. 비가 와서 밖에 나가놀지 못해 뿌루퉁한 피트를 아빠가 피자로 만들어버린다.
피트라는 피자 도우를 쭉쭉 늘리기도 하고 위로 번쩍 던지기도 하고 각종 토핑을 올려 꾸미기도 한다. 그리고 맛있게 구워 피자를 완성한다. <아빠와 피자놀이> 그림책을 아이들과 읽으면서 피자 만들기 신체활동을 한 적이 있다. 둘씩 짝을 지어주어 서로 한 번씩 상대방을 피자로 만들어주었는데, 간단한 활동이었는데도 웃음이 끊이지 않고 즐거워한 시간이었다. 실제 또띠아를 이용하여 자신이 먹고 싶은 피자를 만들어보는 것도 그림책 연관 활동으로 권하고 싶다. 이 작품은 그림책을 주제로 가족캠프를 진행할 때에도 활용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윌리엄 스타이그는 잡지나 신문에 만화를 그리는 카툰 작가로 활발한 활동을 하였다. 하지만 지금은 그림책 작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2003년 10월 세상을 떠났지만, 여전히 그의 작품은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과 재미를 선사하며 우리와 함께 하고 있다. 앞으로도 그의 작품이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으며 영원히 살아숨쉬길 응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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